리모델링 규제는 풀렸는데, 비주택 리모델링은 왜 4개월째 실적 0건일까
같은 ‘리모델링’이라도 온도차가 뚜렷합니다. 국회가 상가 재배치, 가구분할 등 공동주택 리모델링 규제를 풀어주는 법안을 처리하면서 전국 150개 단지 12만 가구가 사업에 속도를 내게 됐습니다. 반면 정부가 4년 만에 재도입한 비주택 리모델링(빈 상가·오피스를 주거용으로 전환)은 4개월째 실적이 0건입니다. 왜 이렇게 갈렸는지 살펴봤습니다.
① 국회는 8월 20일 본회의에서 주택법 개정안 등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 관련 법안 6건을 포함해 총 73건을 처리했습니다.
② 상가 증축 범위 확대, 가구분할 시 가구수 증가, 도시계획위원회 통합심의 등이 담겼고, 현재 전국 150개 단지 12만1,317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입니다.
③ 반면 4월 재개된 비주택 리모델링은 2023년부터 지난 7월 말까지 용도변경 실적(건축허가·계약 체결 기준)이 단 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1. 공동주택 리모델링, 무엇이 풀렸나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해 노후청사 복합개발법, 학교용지 복합개발법 등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뒷받침하는 주택 관련 법안 6건을 포함해 총 73건의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그동안 리모델링 사업의 발목을 잡아온 여러 제약이 이번 개정으로 풀렸습니다. 입주자 공유가 아닌 상가의 증축 범위가 넓어지고 위치도 재배치할 수 있게 됐고, 가구를 나누는 ‘가구분할’ 시 가구수를 추가로 늘릴 수 있게 됐습니다.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던 심의 절차를 하나로 묶는 도시계획위원회 통합심의, 공사비 검증 절차 마련, 총회 전자의결 허용 등도 함께 담겼습니다. 여기에 리모델링 사업의 첫 관문인 조합원 동의율을 현행보다 낮춰 70% 수준으로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안도 별도로 입법예고된 상태입니다.
2. 전국 150개 단지 12만 가구, 어디까지 왔나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KRC) 집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국 150개 단지, 12만1,317가구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3개 단지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용인 14곳, 안양 10곳, 분당 9곳 순입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개포 대치2단지, 대치 현대, 잠원 한신로얄 등이 건축심의나 안전진단 단계를 밟고 있고, 성남 분당의 느티마을·매화마을·한솔마을 일대는 공공지원을 받아 이주와 착공이 진행 중입니다.
| 사업 단계 | 단지 수 |
|---|---|
| 사전자문·건축도시심의 | 59곳 |
| 권리변동계획·사업계획승인 | 33곳 |
| 조합설립 | 17곳 |
| 시공자선정·안전진단 | 17곳 |
| 이주·공사 진행 중 | 13곳 |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는 전국 2,406곳, 약 179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사업 기간이 짧고 기존 골조를 활용해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리모델링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3. 그런데 비주택 리모델링은 왜 0건인가
반면 정부가 4년 만에 재도입한 비주택 리모델링은 성적이 다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 7월 말까지 용도변경을 거친 비주택 리모델링 실적(건축허가·계약 체결 기준)은 단 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비주택 리모델링은 도심 속 빈 상가나 오피스, 숙박시설 등을 공공이 사들인 뒤 오피스텔이나 기숙사 형태의 주거 공간으로 전환하는 정비 방식입니다. 2020년부터 2년간 1,280여 가구를 확보한 뒤 중단됐다가, 도심 주택 수급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4월 재개됐습니다.
당시 국토부와 LH는 LH가 건물주로부터 곧바로 사들이는 ‘직접매입’과 민간이 개조한 건물을 사후 인수하는 ‘매입약정’을 동시 추진해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7월 말 기준 두 채널 모두 실제 계약이나 허가 실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4월 모집을 시작한 LH 직접매입은 현장 실사와 용도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민간 매입약정은 계획보다 두 달가량 늦은 7월 21일에야 모집 공고가 나 9월 9일까지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4. 두 정책, 무엇이 다른가
같은 ‘리모델링’이지만 두 정책의 구조는 다릅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이미 존재하는 조합·주민 조직이 사업 주체가 돼 오랜 기간 사업을 추진해온 반면, 비주택 리모델링은 공공(LH)이 개별 건물주와 새로 협상하고 용도변경 심사부터 시작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법이 바뀌어도 실행 조직과 절차가 갖춰지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보여줍니다. 김종양 의원은 “정부는 주택공급에 속도전을 외쳤지만 현장에서 돌아온 답은 제로 실적이었다”며 연내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 Q. 우리 단지도 이번 리모델링 규제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 A. 상가 증축·가구분할·통합심의 등 이번 개정 내용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됩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단지라면 관리사무소나 추진위원회를 통해 개정 시행령·법률의 적용 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Q. 비주택 리모델링으로 나온 주택에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나요?
- A. 아직은 실제 계약·허가 실적이 없어 입주자를 모집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LH 직접매입과 민간 매입약정 절차가 진행되면 추후 LH 청약센터 등을 통해 모집 공고가 나올 예정입니다.
참고 자료
국회 본회의 처리 법안 현황 (2026.8.20),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 집계 (2026.7 기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실 — 국토교통부·LH 제출자료 (2026.8.23)
본 글은 2026년 8월 20일 국회 본회의 처리 결과 및 8월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