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m 사이 희비 — 자양1동은 순항, 자양2동은 넉 달 만에 백지화
같은 광진구 자양동, 불과 1km 거리를 두고 두 모아타운의 운명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자양1동은 조합설립 동의서가 한 달 만에 70% 가까이 찼지만, 자양2동의 727가구 규모 모아타운은 서울시 통합심의까지 통과하고도 넉 달 만에 무산됐습니다. 서울시가 137곳에서 13만 가구의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힌 모아타운 사업의 현실을 현장에서 짚었습니다.
① 자양1동 799번지 일대(모아주택 4곳, 1,900가구)는 관리계획 고시 이후 한 달 만에 조합설립 동의율이 70%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② 약 1km 떨어진 자양2동 681번지(727가구)는 서울시 통합심의까지 통과했지만 주민 반대와 동의 철회가 이어지며 넉 달 만에 사업이 무산됐습니다.
③ 서울시가 2022년 모아타운 도입 이후 137곳·13만 가구의 공급 기반을 마련했지만,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받아 착공 문턱에 선 물량은 34곳·5,000가구(4%)에 불과합니다.
1. 자양1동 — 빌라 소유주는 “빨리 진행시켜”
서울 광진구 자양1동 799번지 일대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관리계획이 고시되고 동의서를 걷기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70% 가까이 찼다”며 “공사비와 자재값이 계속 오르니까 주민들 사이에서도 ‘시간 끌수록 돈 더 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일대에는 모아주택 4곳, 총 1,900가구 공급이 추진되고 있고, 인근 건국대 일대(772-1·226-1번지)도 지난 5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해 모아주택 3곳·1,708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2. 같은 구역, 다른 계산 — 상가 소유주의 반대
반면 상가 소유주의 계산은 달랐습니다. 한 상가 소유주는 “빌라 소유주 입장이고 상가는 계산이 다르다”며 “지금도 월세가 들어오는데 사업이 시작되면 그 수익이 끊긴다. 감정평가를 얼마 받을지, 추가분담금을 얼마나 낼지도 모르는데 1년 빨라진다고 무조건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건물 외벽에는 ‘소수 투자자만 이익, 대다수 원주민은 손해’, ‘단독·다가구는 반값 평가, 다세대 빌라는 두 배 평가’라며 감정평가 방식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반대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 있었습니다.
3. 자양2동 — 727가구가 넉 달 만에 사라진 이유
자양1동에서 약 1km 떨어진 자양2동 681번지 일대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727가구 규모 모아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이었고 서울시 통합심의까지 통과했지만, 이후 주민 반대와 기존 동의자의 철회가 이어지면서 약 넉 달 만에 사업이 무산됐습니다. 같은 자양동에서도 한쪽에서는 조합설립을 향해 동의서를 걷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서울시 심의까지 마친 공급계획이 사라진 셈입니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상지를 크게 묶는 것이 반드시 빠른 사업 추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면적이 커질수록 이해관계자가 증가하고 주민 간 의견 조정도 복잡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습니다.
4. 13만 가구 판 깔고도 착공은 4%뿐
지난 23일 서울시는 사업 지연을 줄이기 위한 ‘모아타운 쾌속통합 추진계획’을 내놨습니다. 서울시는 2022년 모아타운 도입 이후 137곳에서 약 13만 가구의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받아 착공 문턱에 선 물량은 34곳·5,000가구로 계획 물량의 4%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자양동에서 확인된 문제, 즉 소유주 유형별로 갈리는 이해관계와 감정평가를 둘러싼 불신은 서울 전체 모아타운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숙제입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 Q. 모아타운은 재개발·재건축과 무엇이 다른가요?
- A.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소규모 정비사업(모아주택) 여러 개를 관리계획으로 통합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개별 모아주택 사업마다 별도로 동의율을 채워야 해, 구역 내에서도 사업 진행 속도가 갈릴 수 있습니다.
- Q.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해도 사업이 무산될 수 있나요?
- A. 네, 가능합니다. 자양2동 사례처럼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이후에도 주민 동의 철회가 이어지면 사업이 무산될 수 있습니다. 심의 통과는 사업 추진의 한 단계일 뿐, 최종 동의율 확보와 조합설립까지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참고 자료
서울시 ‘모아타운 쾌속통합 추진계획’ (2026.8.23), 광진구 자양동 현장 취재 (2026.8.24)
본 글은 2026년 8월 24일 현장 취재 및 서울시 발표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사업 진행 상황은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