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늘리는데 세금은 실거주로 — 부동산 정책 “엇박자” 뭐가 문제인가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 비아파트 13만 가구의 착공을 지원해 전월세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힌 지 며칠 만에,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세제개편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쪽에서는 임대주택을 늘리자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임대주택을 계속 보유할 유인을 줄이는 정책 엇박자 논란입니다.
① 정부는 다가구 층수 완화(3→4층), 건설자금 대출 확대(7000만→9000만원) 등으로 2030년까지 비아파트 13만 가구 착공을 지원합니다.
② 동시에 세제개편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려 실거주 전환을 유도하는 방향이라, 기존 전세 물량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③ 서울 전세 매물은 2년 새 23% 줄었고(2만7069건→2만843건), 청와대는 “전월세 부담전가는 없을 것”이라며 정책 일관성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1. 정부의 비아파트 13만 가구 공급 지원, 무엇을 완화했나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다세대·다가구 등 일반주택 13만 가구의 착공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다가구주택 층수 제한을 기존 3개 층에서 4개 층으로 완화하고, 다세대·다가구주택 건축면적 상한도 660㎡에서 1000㎡ 미만으로 확대합니다. 건설자금 대출한도는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이고 금리는 3.5%에서 3.2%로 낮췄으며, 장기 민간임대사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습니다. 아파트보다 사업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로 전월세 부족분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채우겠다는 구상입니다.
2. 동시에 진행되는 세제개편, 방향이 반대인 이유
문제는 같은 시기 진행 중인 세제개편의 방향입니다. 정부는 주택을 보유하면서 직접 거주하지 않는 집주인보다 실거주 1주택자에게 세제상 혜택을 더 주는 쪽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도 실거주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방향이 이미 담겨 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 임대를 유지하기보다 직접 거주하는 쪽을 선택할 유인이 커지고, 임대사업자 역시 세제 혜택이 줄면 임대주택을 계속 보유할 유인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실에 따르면 8월 14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843건으로, 1년 전(2만3458건)보다 11.1%, 2년 전(2만7069건)보다 23% 줄어든 상태입니다.
3. 전문가들이 보는 ‘엇박자’의 핵심
전문가들은 비아파트·장기 민간임대 공급 확대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비아파트와 장기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세제개편으로 실거주 전환이 늘면서 기존 임대 매물이 줄어들고 있어 임차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현재처럼 기존 임대주택이 시장에서 빠지는 상황에서는 비아파트 공급만으로 전체 임대차시장 수급을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신규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불가피한 반면, 실거주 전환에 따른 기존 매물 감소는 즉각적이라는 점이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됩니다.
4. 세금은 결국 누가 부담하나 — 조세의 전가
이번 논란의 밑바탕에는 ‘조세의 전가’라는 경제학의 오래된 질문이 깔려 있습니다. 임대인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라도, 임대주택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그 부담의 일부가 결국 임차인의 임대료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물건을 파는 두 플랫폼 중 한 곳의 수수료(세금)가 더 높다면, 판매자는 그 수수료만큼을 가격에 얹어 받으려는 유인이 생깁니다.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며 수수료를 감내하는 판매자도 있지만, 이런 거래가 누적되면 장기적으로 평균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 이 논리의 골자입니다. 부동산 임대차 시장도 공급이 탄력적이지 않을수록 세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여지가 커진다는 점에서, 이번 세제개편이 실제 전월세 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5. 청와대 “부담전가 없을 것” — 그래도 남는 의문
이런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세제개편이 전월세 부담전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며, 정책 간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신규 비아파트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는 반면, 실거주 전환에 따른 기존 전세 매물 감소는 훨씬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가 실제로 상쇄되지 않는지는 향후 전세 매물 통계로 계속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비아파트와 장기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계획대로 본격화되면 임대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재는 수급 균형이 이미 깨져 있는 만큼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 Q. 비거주 1주택자는 무조건 집을 팔거나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나요?
- A. 그렇지는 않습니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이긴 하지만, 임대 수익과 세부담을 비교해 계속 임대를 유지하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다만 실거주 전환에 대한 세제 혜택이 커질수록 그 유인이 강해지는 흐름은 맞습니다.
- Q. 비아파트 공급 확대는 언제쯤 체감할 수 있나요?
- A. 착공 지원은 2030년까지의 목표로,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실거주 전환에 따른 기존 물량 감소는 이미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은 공급 효과보다 감소 효과가 먼저 체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 글은 2026.8.19. 보도된 뉴스1 기사 및 관련 속보와 전문가 코멘트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정책 효과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별로 견해가 다를 수 있으며, 실제 통계는 향후 발표되는 자료로 재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