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홍콩 공원 개발도 무산됐다 — 용산공원 주택공급이 넘어야 할 것
태릉골프장·과천 경마장 그린벨트 해제와 별개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심 공원에 주택을 짓는 문제는 우리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독일 베를린과 홍콩도 비슷한 카드를 꺼냈다가 여론의 벽에 부딪힌 전례가 있습니다.
① 베를린 템펠호프 공원은 2011년 주택 4700가구 개발이 추진됐지만, 2014년 주민투표(찬성 64.3%)로 모든 개발이 금지됐습니다.
② 홍콩은 2017년 녹지 40만㎡에 공공 임대주택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공론화 없이 밀어붙이다 반발에 부딪혀 이듬해 계획을 보류했습니다.
③ 두 사례 모두 ‘주택난 해소’라는 명분보다 ‘사회적 합의 절차’가 성패를 갈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 베를린 템펠호프 — 밀어붙이기가 부른 전면 금지법
| 구분 | 베를린 템펠호프 | 홍콩 녹지 |
|---|---|---|
| 추진 방식 | 공론화 없이 계획 확정 후 추진 | 공론화 없이 개발 연구부터 착수 |
| 여론 반응 | 주민투표 64.3% 찬성으로 개발 전면 금지법 제정 | 공론 조사에서 과반 지지 실패 |
| 결과 | 10년 후에도 재추진 갈등 지속 | 정부가 스스로 계획 보류 |
독일 베를린의 템펠호프 공원은 옛 공항 부지로, 약 300만㎡ 규모의 세계 최대 도심 공지(空地)로 꼽힙니다. 베를린 지방정부는 2011년 이곳 가장자리에 주택 4700여 가구를 짓는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베를린 시민의 85%가 세입자였고 공실률은 0.8%에 불과할 만큼 주택난이 절박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계획을 사실상 확정한 뒤 밀어붙이는 방식에 반발한 시민들은 ‘100% 템펠호프’ 운동을 조직했고, 2014년 주민투표에서 64.3%의 찬성으로 ‘공원에 어떠한 개발도 금지한다’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100만명 넘는 시민이 개발 금지에 표를 던진 결과였습니다.
2. 10년 뒤, 여론은 바뀌었지만 갈등은 여전하다
그사이 주택난은 더 깊어졌습니다. 올해 5월 베를린 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시민 81%가 주택 시장을 “긴장 상태”라고 답했고, “공원의 중앙 공간을 보존하는 조건이라면 가장자리 개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9%로 반대(25%)를 압도했습니다. 여론이 개발 쪽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다음 달 20일 치러지는 베를린 의회 선거에서는 다시 주택 2만1400가구를 짓는 방안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다만 집권 기독민주당이 재투표 없이 선거 승리만으로 법 개정을 밀어붙이려 하자 “주민투표 결과를 무시하는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역풍이 일고 있습니다. 야권은 공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고, 관련 청원에는 6만8000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세입자 단체들마저 “2만1400가구 중 임대료 규제를 받는 물량이 30%에 그쳐 서민 주거난 해소 효과가 의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여론이 바뀌어도, 절차적 정당성을 건너뛰면 갈등이 반복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3. 홍콩 — 공론화 없는 개발은 스스로 접었다
홍콩 정부는 2017년 타이람(大欖)·마온산(馬鞍山) 등 외곽 녹지 총 40만㎡에 공공 임대주택과 노인 주택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홍콩 전체 면적에서 주거 용지는 약 7%에 불과한 반면 공원·녹지는 41%였고, 공공 주택 대기자는 27만명에 달할 만큼 공급이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공론화에 앞서 정부가 개발 연구부터 밀어붙이자 ‘사회적 합의 없는 녹지 훼손’, ‘개발 업체 특혜’라는 거센 반발이 일었습니다. 결국 이듬해 정부가 실시한 대규모 공론 조사에서 녹지 개발안은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고, 정부는 계획을 보류했습니다.
4. 용산공원이 참고해야 할 것
베를린과 홍콩 사례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주택난이 아무리 절박해도,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건너뛴 개발은 오히려 더 강한 개발 금지로 귀결됐다는 것입니다. 최원철 연세대 책임교수는 “용산공원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려면 국민 여론을 충실하게 수렴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정당성이 생긴다”며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도 여론의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정부의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해외 사례들이 시사하는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 Q.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은 현재 어느 단계인가요?
- A. 용산공원 외곽 부지(캠프킴 등)의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공원 부지 내부에 대한 주택 공급은 별도 법 개정이 필요한 초기 단계입니다.
- Q. 해외 사례처럼 국내도 주민투표를 거치나요?
- A. 국내 제도는 국회 입법과 행정 절차를 통해 진행되는 방식으로, 독일식 주민투표와는 절차가 다릅니다. 다만 공론화·의견수렴 절차의 필요성은 동일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 Q. 한국은 왜 주민투표 없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나요?
- A. 국내 제도는 국회 입법과 행정 절차를 통한 대의민주주의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절차상 주민투표가 없더라도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는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Q. 베를린처럼 국내에서도 개발 반대 여론이 법제화될 수 있나요?
- A. 국내에는 독일식 주민발의 법률 제정 제도가 동일하게 존재하지 않아, 같은 방식의 법제화는 어렵습니다. 다만 강한 여론 반발이 정책 수정으로 이어진 사례는 국내에도 있습니다.
- Q. 용산공원 주택 공급, 최종 결론은 언제쯤 나나요?
- A. 아직 국회 법 개정과 정부·서울시 협의가 진행 중인 단계라 명확한 시한은 없습니다. 관련 후속 절차를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참고 자료
본 글은 2026.8.20. 보도된 외신 인용 기사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해외 정책·선거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