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정책이 부른 전세시장 ‘의자뺏기’ — 집주인이 돌아오면 세입자는 어디로
정부가 세제·금융 규제로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를 유도할수록, 그 집에 이미 살고 있던 세입자는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몰립니다. 집주인 한 명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면 세입자 한 명이 시장으로 밀려나는 ‘의자뺏기‘ 현상이 서울 전세시장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①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세입자의 연쇄 이동을 부르며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② 서울 25개구 전세 매물은 1년 새 10.7% 감소했고, 중랑구는 80.9%나 줄었습니다.
③ 신규 공급 물량 상당수의 착공 시점이 2029~2030년이라 당장의 공급 부족 해소는 어렵습니다.
1. “6억 전세가 금세 7.5억으로” — 실제 사례
서울 영등포구에서 6억원 전세 아파트에 살던 A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계약 만료 후 직접 입주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던 집주인이 세제·대출 규제 강화를 이유로 자기 집으로 돌아오기로 한 것입니다. 문제는 A씨가 옮겨갈 집입니다. 같은 지역의 비슷한 아파트 전셋값은 7억5천만원 수준까지 뛰어 있었습니다. 생활권을 유지하려면 1억5천만원을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 실거주 정책, 왜 ‘의자뺏기’인가 — 집이 서로 대체되지 않는 이유
집주인 한 명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고 임대주택 한 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집주인이 기존에 살던 임차주택이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집이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집주인이 내놓는 집과 밀려난 세입자가 필요한 집은 지역·가격·면적이 다릅니다. 전세 매물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한 집주인의 실거주가 다른 세입자의 연쇄 이동으로 이어져, 기존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중저가·외곽으로, 감당이 안 되면 반전세·월세로 옮겨가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3. 실거주 정책, 무주택자에게까지 번지는 여파
8년간 한 집에서 자녀를 낳고 키우며 살아온 무주택자 C씨의 사례도 있습니다.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 이후 주변 전셋집을 급하게 알아봤지만 매물은 부족했고, 결국 종전보다 보증금 4억원, 월세 100만원을 더 부담하는 조건으로 집을 구했습니다. C씨는 “무주택자인 자신에게까지 실거주 중심 정책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집주인이 살지 않는다고 ‘비거주’가 아니다. 그 집에는 이미 임차인이라는 거주자가 살고 있다.” — 실거주 정책의 역설을 짚는 지적
4. 실거주를 압박하는 정책들
최근 정책 기조는 뚜렷하게 ‘집주인의 실거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 서울 전역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취득 후 원칙적으로 2년간 직접 거주 의무 부과
-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이용 시 전입 의무 부과
-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원칙적 제한(8·13 대책)
- 실거주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상향, 비거주는 12억→9억원으로 하향
- 2026년 말 종료되는 상생임대주택 특례(임대료 5% 이내 인상 시 거주요건 면제) — 이 선택지가 사라지면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 유인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5. 실거주 정책, 서울 전세 매물 얼마나 줄었나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8월 12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의 전세 매물은 2만 9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3,458건)보다 2,518건(10.7%) 감소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의 감소폭이 컸습니다.
| 지역 | 전세 매물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 |
|---|---|
| 중랑구 | -80.9% |
| 동대문구 | -63.9% |
| 금천구 | -63.2% |
| 노원구 | -60.6% |
| 도봉구 | -60.4% |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23만호+α 공급대책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담고 있지만, 상당수 물량의 착공 시점이 2029~2030년으로 예정돼 있어 당장의 공급 부족 해소에는 시차가 불가피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 Q. 지금 전세로 살고 있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 A. 집주인이 비거주 1주택자라면 실거주 전환 통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약 갱신 시점에 임대인의 향후 계획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인근 지역의 대체 전세 매물과 시세도 미리 파악해두면 갑작스러운 이사 요구에 대응하기 쉽습니다.
- Q. 전세 매물 감소가 모든 지역에서 똑같이 나타나나요?
- A. 아닙니다. 중랑·동대문·금천·노원·도봉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선호 지역에서 밀려난 수요가 중저가·외곽 지역으로 몰리면서 이들 지역의 매물마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본 글은 2026.8.18. 보도된 머니투데이 기획 기사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개별 임대차 계약 관련 의사결정은 최신 시세와 정책 변화를 확인한 후 신중히 판단하시기 바랍니다.